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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at I read in 2024

    : 재작년 12월 31일에 성아랑 대흥동에서 파스타 한 접시 먹고 알라딘 중고서점 구경 갔다가 구매했던 책. 새해 첫 책으로 읽었던 기억. 책과 읽고 쓰는 행위가 아주 중요한, 어떤 공룡들의 세계에 대한 재기 넘치는 이야기였는데… 초딩 때였으면 재밌게 읽었을지도 모르나(약간 ‘아더와 미니모이’ 감성) 스물 여덟아홉 먹은 처녀의 동심엔 이미 옹벽이 쳐질 대로 쳐져서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다는…

  • 수건의 굴레

    내가 물놀이를 할 때마다 들고 다니는 긴 수건은 송월타월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언제부터 우리집에 있었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이다. 그래도 아직 물기를 닦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고 스누피가 그려진 디자인도 마음에 들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 수건에 쌓인 세월이 애착을 형성했기 때문에(십년 전 물건보다 어제 산 물건을 버리는 게 훨씬 쉽다), 새…

  • 쏘련은 왜…

    옛 소련 애니메이션은 왜이리 서늘하고 아름다운지 추운 지방에서 만들어서 그런 건지 체홉이 쓴 소설 중에 <애수>라는 제목을 단 게 있었지 애수라는 정서의 원조는 러시아인 것마냥 애수의 홈타운이 시베리아인 것마냥 아름답고 춥고 외로운 것을 보면 소비에트 공화국이 생각이 나네

  • 『I HATE MEN』, Pauline Harmange

    브리즈번 인디 서점에서 구한 얇은 페미 서적.. 한국에는 『나는 남자가 싫다』는 제목으로 21년에 번역/출판 되었으나 현재는 절판. 한 2년만 빨리 나왔어도 한국에서 제법 주목을 받았을 법한데, 안타깝게도 애초에 프랑스 원서 출간연도가 20년이다. 21년이면 남혐보다 코로나가 팔릴 시절이라 조용히 묻힌듯.. . 맨날천날 여성혐오[미소지니] 소리만 들어서 남성혐오라는 영단어가 있을 거란 생각 조차 못해봤는데 (당연히) 있었다. Misandry. 아직…

  • 진짜 당분간 술 좀 끊어야겠다

    마실 땐 진짜 사는 것 같고 좋은데 다음 날만 되면 기분이 끝도 모르게 축 쳐짐 발기부전 할배마냥… 술 마시기 시작한 지 거진 1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적당한 주량이란 것의 가늠이 잘 안 되고 자제가 안 됨. 밖에서 마시면 특히 더… 오버하게 됨(텐션적으로나 주량으로나…) 그런 자신을 다음 날 마주 보게 되니까 더 괴로움 .. . 자꾸 모르는…

  • 호주 워홀 일기 연재

    자자 각설이 쿨타임 차서 다시 돌아왔음; 월 5000원 적선하고(선업쌓기) 직업 사냥기/타향살이 적응기/영어 분투기 기타 등등 온갖 셀털이 포함된 일기 절찬리에 읽을 수 있는 포스타입 멤버십 [해외동포지원금] 을 신설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버튼을 눌러 확인하세요.

  • 유리관 씨의 <교정의 요정> 읽고 있다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바치는 맞춤법의 서(序)인 1장도 재밌지만, 악평으로 휘몰아치는 독후감 모음집인 2장이 무엇보다도 내게 입맛 돌게 했다. 다시 한 번 내가 선호하는 독후감의 3요소를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기회. 읽은이가 읽은 책에서 어떤 깨달음을 길어올렸는지 구구절절 서술하는 독후감은 적어도 내게 빵점자리 독후감이다. 나는 싸가지 없는 인상비평을 늘어놓는 독후감이 좋다. .. 그래서 유리관 씨의 한국문학 힙스터들…

  • 네이트판

    판춘문예를 읽으며 성장해 온 나는 아직도 인스타그램 돋보기에서 판스러운 썰을 죄다 클릭해 읽는다. .. 자극적인 상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대문으로 걸어둔 (“티몬 다니는 남자친구 때문에 160만원 물렸어…”) 포스트를 보면 어김없이 블랙홀 빨려들어가듯 터치해버림. 판에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으로 불행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불행들. 돈이 많든 적든, 시골에 살든 도시에 살든, 젊든 늙든, 결혼을 했든 안…

  • Where U At?

    며칠 전 슈프림팀의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추억의 힙합 뒤지기가 시작되었다. 프라이머리와 다듀에서 시작해 배치기, 더블케이, 랍티미스트, 팔로알토, 이루펀트, 피노다인, 크루셜스타, MC 스나이퍼와 아웃사이더까지 갔다옴… 그러다 시대를 풍미했던 발라드로 넘어오고(바이브, V.O.S, 포맨 등^^) 급기야는 씨야의 미친 사랑의 노래(투명인간 최장수 ost였음)까지 재생하게 됨… 이 인간들 다들 뭐하나 싶어 나무위키 뒤지다가 새벽 다섯 시가 다 돼서 잤다.…

  • 아감벤은 왜이리 약 이름 같냐

    죽이는 것은 가끔 가장 책임 있는 행동, 심지어는 ‘좋은’ 행동일 수도 있지만 무고한 행동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정말로 무고하지 않음 속에서 살 수 있을까? 무고함에 대한 추구는 절멸주의와 마찬가지다. 필멸이라는 우리 삶의 조건에서는 생명우선이 아닌 지속우선의 태도가 필요하다. 판단에는 오류가 있기 마련이고 역사적으로 특수하며 특정 생명체를 위한 결정이지만 다른 생명체를 위한 것은 아니고, 어떤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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