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5일 차

1일차만에 애비게일과 갈등 재발. 대전통닭에서 닭 먹다 처울고 늘 그렇듯 엄마에게 화풀이. 늘 하던대로 엄마 슴가에 대못 박고 당근 부동산 순회. 그러나 이번엔 엄마가 아빠에게 추방령을 내리겠다고 하여 다시 헤헤거리며 엄마 옆구리에 붙음.

아 난 진짜 우리 엄마가 너무 웃기고 귀엽다…. 갈수록 더 엄마가 좋다. 왜냐면 내가 계속 변화하듯 우리 엄마도 인간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고 그 모습이 맘에 듦. 반면 애비는? 갈수록 지능이 퇴화됨. 대전통닭에서 나랑 싸우고 눈물 흘린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가더니 그 근처 벤치에 앉아 있대? 분을 삭이고 있나? 계속 울고 있나? 싶어 엄마가 가보니 유튜브 숏츠 삼매경이었다고 함. 정보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더욱 저급하게 만들고 있음을 매분매초 확인.

이튿날 아파트 앞에서 엄마랑 아빠 욕하는데 옆에 앉아있던 웬 낯선 갈배가 “아줌마 남편 욕좀 그만해!” 이ㅈㄹ; 진짜 가세요 지팡이 부러뜨리기 전에….

용전동에서 차 고치고 도시고속도로 타고 집 올 적엔 끝내주는 대전 풍경―엑스포 다리가 보이고 그 밑으로 천변이 푸르게 펼쳐진 잘 관리된 평화로운 도시 조감에 감탄하고 살짝 벅차오르기까지 했는데 존나 빠른 속도로 한국이 싫어짐.

민노총의(정확히는 양경식 지도부의 민노총의) 암묵적 민주당 지지 소식을 접하고 잠시 충격의 도가니탕에 빠지다. 진짜 이 한국인들은 도대체 신의라는 게 없고 좌우 상관 없이 ‘한 자리’에 해 먹기만 하면 이념이고 신념이고 내팽겨치는 듯. 한국 정치의 근본적 문제는 우리 한국인들의 좀스러운 근성에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단체나 집단의 미래 혹은 정신보다 제 잇속을 선택하여 내부분열을 촉발하는 이 유구한 좆같은 민족성. 이것만은 진보나 보수나 똑같고, 이런 장면들이 보일 때마다 밖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존나 기운 빠진다. 민족성 정화를 위해 다문화 시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의리 있는 사람들은 다 운동(movement)하다가 죽거나 분신해서 없고 남은 비겁한 종자들로 맥을 잇다보니 배신의 DNA만이 살아남은지도……….

민노총이야말로 가오에 살고 가오에 죽는 단체 아니었나? 권영국 지지성명 하나 못 내는 민노총 진짜 멋없고 가오가 다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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