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예빈박사

  • Dust for life

    <코쿠리코 언덕에서> 봤다. 졸작이었다(근친 줬다뺐기 뭐하자는 거임…). 그래도 전후 경제부흥기를 맞은 국가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 전후…라는 게 나의 조국의 전쟁이라는 데에 약간의 모골 송연 지점이 있는 거지만요…^^; 한창 오타쿠 소리 듣던 중딩 때 좀 제대로, 깊이 있는 오덕질을 할 것을, 그것마저 애매한 수준으로 해서 일본어도 못하고 그냥 만화보는 사람.. 됨; JLPT 후기…

  • 요시, 닷코시떼아게루요

    단어 외우다 나도 모르게 캡쳐한… 포옹이란 걸 해본 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아무도 안아주질 않아서 이몸은 빠르게 늙어가는 것만 같고 곧 물기가 다 말라 비틀어진 줄거리가 되어 누가 스치듯 툭 치기만 해도 바스스.. 가루 되어 흩날리게 될 것만 같다. .. 분명 사주에서는 나에게 언어 재능이라는 게 있다고 말해주었었는데, 왜 이다지도 일본어가 안 되는 것일까? 동아시아의…

  • 여름에 시장에 가면

    장사치들 사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생선 대가리 치는 아저씨를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목소리만으로도 내공이 느껴지는 미역장수의 돌미역 사려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수중에 현금이 만원 뿐인데 만원짜리 햇감자를 사는 바람에 앵두를 못 샀다. 어렸을 때 앞마당에는 앵두나무가 있었다. 오월이 되면 그 나무에서 앵두를 따다가 한소쿠리 실컷 먹었다. 무언가들을 사러 나온 중노년의 사람들…

  •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새벽부터 엄마가 도어락 전자출입키 하나가 없어졌다고 난리를 피웠다. 어제 도어락 교체해준 열쇠공이 가져간게 분명하다며, 그걸 갖고있다 우리 집에 침입하려는 계략일거라느니, 여자가 있는 집이라는 걸 알고 나쁜 마음에 가져간 거면 어떡하냐느니 또다시 예의 히스테리를 부렸다. 제발 그런 망상 좀 집어치우고 날 좀 자게 냅두라고 말했지만 이미 강박에 발동이 걸려버린 엄마는 아침 내내 집안을 종종거리고 돌아다녔다. 그러다…

  • 존나게 츠카레루(피곤하다)…

    하 시발.. . 매일매일 일본어의 고통 속에 빠져 살고 있는데 백타 떨어질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게 너무 괴로움.. 심지어 타로 봤는데 타로에서도 떨어진다고 나옴ㅠㅠ 그런데도 이짓을 포기할 수가 없음ㅠㅠ 체감상 하루 내내 일본어 생각만 하는 것 같은데 열품타^^로 순공시간^^ 재보면 3시간이 안 넘고 최대 집중 시간 30분 언저리임 하핫; 시공간이 왜곡됐나; ;; 정말 이상한…

  • 개염병들을 떨고 있다

    어제 새벽 서울 대피 알람 오발령 소동이 있은 후로 은은하게 계속 빡침이 남아있다. 어떻게.. 저딴 짓을 ‘실수로’ 할 수가 있냔 말이노?? 그리고 어떻게 “서울에만” 저딴 실수를 하냔 말이노?? 지방은 고사하고, 국경접경지대도 아닌 온리 서울에만 대피 알람을 보낸 게 ㅋㅋ; 얼탱이 죤나 빠진단 말이다… 선거 대비 안보 공포 자극용이었다면 그건 그거대로 거지발싸개같은 정치감각이고.. 오세훈이 뚫린 입으로…

  •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 인생… 어제 생리통 겪느라 하루죙일 공부 안/못했는데 오늘도 영 뭔가 될 것 같은 날이 아니네. 밥 먹어야 하는데 다 귀찮고 다 너무 내 능력 밖이고 살아있음이 존나 지겹고 권태로워용 어제는 구운 양송이 버섯을 잔뜩 넣은 샐러드를 왕창 먹었고 양송이 버섯은 영어로 버튼 머쉬룸이랍니다. 태초에.. I’m a loser baby so why don’t you kill me?…

  • 아무 노래…

    아 정말 오래 잤다. 대략 한 시 반 경 즈음에 들어와 오늘 오후 세 시에 일어났으니 열두 시간을 넘게 잔 셈이다. 휴대폰 사진첩을 열어보니 바퀴벌레 두 마리의 사진이 찍혀있다……. 그래 어제 취한 정신으로 귀가하다가 아파트 마당에서 바퀴벌레들을 보고 걔네를 한참 쫓아갔던 게 기억난다. 한 녀석은 내 발자국 소리에 도망가고 나머지 하나는 보도블럭 사이 틈새에 들어가…

  • More than a feeling

    내가 지금보다 어리고 뼈도 없이 물렁했을 무렵, 나는 대학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내 인생에서 만난 최초의 시네필. 신문방송학과 동기였던 그와 나는 같이 교지를 만들었다. 무슨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더라? 그가 내게 이렇게 말했던 게 기억난다. “사실은 나 시네필이거든.” 시네필? 시네필이 무슨 뜻이더라……. 대충 ‘필’ 자가 들어가니 영화보고 글 쓰는 사람을 말하는 건가. 뜻도 잘 모르면서 나는…

  • 랭스로 되돌아가다

    랭스로 되돌아가다

    우디 앨런 영감탱의 영화를 틀어두고 곁눈질로 보면서 쓰고 있다. 티모시 샬라메 나오는 그거..ㅋ 이 성범죄자의 초기작도 아니고 근작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왓챠가 볼만한 푸랑스 영화 다 내려버려서 백인들이 주절대며 주접떠는 영화를 볼 수가 없음; 아무튼 주인공은 뉴욕에 가게 되어서 기쁘고 설레 보인다.(센트럴파크? 맨해튼? 소호? 브루클린?) 질리지도 않는 뉴욕 찬가… 나도 데려가 시발; 아무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