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슈프림팀의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추억의 힙합 뒤지기가 시작되었다. 프라이머리와 다듀에서 시작해 배치기, 더블케이, 랍티미스트, 팔로알토, 이루펀트, 피노다인, 크루셜스타, MC 스나이퍼와 아웃사이더까지 갔다옴… 그러다 시대를 풍미했던 발라드로 넘어오고(바이브, V.O.S, 포맨 등^^) 급기야는 씨야의 미친 사랑의 노래(투명인간 최장수 ost였음)까지 재생하게 됨… 이 인간들 다들 뭐하나 싶어 나무위키 뒤지다가 새벽 다섯 시가 다 돼서 잤다.
갑자기 덜컥 차를 사게 되었다. 아직도 일을 못 구했는데 거금을 지출하려니 속이 쓰라리쓰라리랏다…지만 나중에 여름 되면 부지런히 바다 놀러 다녀야 하니 어쨌든 차가 필요하긴 하다. 유현언니는 아직도 길리무새 상태로, 내게 주기적으로 전세계 바다 릴스를 보낸다.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광안리에도 나타났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까지 우만 원고를 넘겨야 해서 오늘부터 교정을 봤다. 다섯 장 쯤 봤을까, 레주메 돌렸던 카페에서 연락이 왔다. 지금 와서 스팀 치는 거 한 번 보여줄 수 있냐고 해서 허겁지겁 단장해서 나감. 스팀… 23살 만화 카페 알바하던 시절 이후로 커피 머신에 손가락 하나 대본 적 없을 무인데 어케 하는지 기억이 날 리가 만무하여 가는 버스에서 유튜브로 속성 과외 받음; (그런데 왜 스팀과 마감은 ‘치는 것’인가?)
그러고 치약이랑 바디로션 사러 케미스트리 들렀다가 냉장고에 겨란이 똑 떨어진 게 생각나서 울월스 갔다. 겨란 찾고 있는데, 알디에 갈 때마다 계산대에서 순박하고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줬던 알디 청년이 있었다. 알디 청년을 울월스에서 보다니… 그는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인과 꽃 파는 코너에서 꽃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잠시 멀리서 지켜보았다. 짝녀마냥…
내가 만리타국에서 어느새 ‘동네 사람’이라고 할 법한 이를 알게 되고, 그이의 일상을 잠시 잠깐 동안 훔쳐볼 수 있게 되었다는 그리운 느낌이 정신을 가격해서… 뭔가 소중한 감각을 느꼈다.
집에 와서는 양파, 대파, 마늘, 고추 넣고 팔팔 끓여 맛간장을 만들었다. 계란 6개 삶아 재워두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