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관 씨의 <교정의 요정> 읽고 있다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바치는 맞춤법의 서(序)인 1장도 재밌지만, 악평으로 휘몰아치는 독후감 모음집인 2장이 무엇보다도 내게 입맛 돌게 했다.

다시 한 번 내가 선호하는 독후감의 3요소를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기회.

  1. 내가 아는 책이 등장
  2. 깔려있는 (계급적) 냉소
  3. (2)에서 기인할 수밖에 없는 못된 문장들(칭찬도 칭찬처럼 못함;)

읽은이가 읽은 책에서 어떤 깨달음을 길어올렸는지 구구절절 서술하는 독후감은 적어도 내게 빵점자리 독후감이다. 나는 싸가지 없는 인상비평을 늘어놓는 독후감이 좋다. .. 그래서 유리관 씨의 한국문학 힙스터들 후려갈기는 (이 사람 ㅂㅅㅁ 소설에다 대고 [노동계급이 도서로 읽기에는 부적합] 도장을 찍음!!) 기개가 유쾌했다.

유리관 씨도 이제 제도권 출판 안에 ‘저자’로 들어왔으니 본인이 혹평내린 소설가들과 오며 가며 얼굴 부딪힐 일 생기면 불편할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제목 고대~로, 본인이 누구의 작품을 욕하고 있는지 감출 시도조차 하지 않은 그 용기가 실로 가상하다;;

다만, 이 독후감의 대상이 되는 책들 중에 민음사 책은 한 권도 없다는 게 약간 간지를 죽임. .. 우연의 일치일라나? 아니면 편집과정에서 민음사 편집자들이 “아무래도 자사 상품 혹평은 좀..;;” 하고 뺀 건지..

여하튼 계속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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