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온천역에서 중앙로역까지

남들의 퇴근길은 나의 출근길로 통하고… 대전의 지하철이 드물게 붐비는 때 마다 승차하고 있다.

몸땡이 하나에 걸거치는 것들이 너무 많아 무거운 자루 옮기듯 걸음을 떼야 한다… 실제로 무거워지기도 했음.. 한.. 7-8키로 쯤.. 거의 체감 하루에 1kg 식으로 찌고있다… 병원에선 약 때문은 아니래는데 그럼 순전히 내가 많이 처먹은 탓이라는 걸까나??????

내 앞에 앉은 한 중딩이는 학원에서 내준 걸로 보이는 수학숙제 삼매경에 빠져있다. 슬쩍 훔쳐보니 도수분포를 배우는 것 같다. 도토리의 형제처럼 생긴 귀여운 친구다.

허벅지와 얼굴엔 원인모를 발진이 허파에는 바이러스가 기침할 때는 목구멍으로 뇌가 쏟아질듯해 오랜만에 마스크를 꼈다… 왜 내게 이런 악재가 생긴 거냐고 이세상의 모든 원인을 알고 있는 천재(a.k.a 다빈이)에게 물어보니, “언니가 요즘 운 모으기를 소홀히 한 탓”이라는 명쾌한 해답을 내려줬다. 그러는 너는 요즘 운 모으냐 물어보니 자기는 오늘도 플로깅하러 나갈려했단다. 결국 안 가긴 했지만 그럴 마음을 먹은 것 만으로도 운 소폭 증가 효과가 있다고.. 그렇다고 지금부터 마음 먹으면 그건 운 모으기를 위해 먹은 가짜 마음인 거라 효과가 없단다. 집구석 칸트로세;

지하철의 할머니들은 그 어떤 인파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처럼 용맹하고 꿋꿋한 정신으로 사람들을 밀고 다닌다.

내 앞에 선 할배와 아재는 빈 임산부석을 앞에 두고 서로에게 앉으시라며 양보하고 있다 ……….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Comments

“유성온천역에서 중앙로역까지” 에 하나의 답글

  1. 운 모으기 나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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