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치들 사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생선 대가리 치는 아저씨를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목소리만으로도 내공이 느껴지는 미역장수의 돌미역 사려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수중에 현금이 만원 뿐인데 만원짜리 햇감자를 사는 바람에 앵두를 못 샀다. 어렸을 때 앞마당에는 앵두나무가 있었다. 오월이 되면 그 나무에서 앵두를 따다가 한소쿠리 실컷 먹었다. 무언가들을 사러 나온 중노년의 사람들 사이에 끼여 물살 가르듯 걷다보면 내 앞에서 걷던 아저씨가 방구를 북북 뀌는 소리도 들린다. 남의 트럭 뒤꽁무니에 걸터 앉아 몰래 소주를 따라 마시고 있는 할아버지와 ‘안딱딱한 오란다’ 앞에서 여보 나 이거 사줘, 하는 아주미를 지나쳐 찰토마토 파는 할머니에게로 간다. 이거 맛있어요? 물으니 찰토마토 할머니가 이거보다 맛있는 토마토는 없어, 씹어 뱉듯 단언하고 내가 거짓말하게 생겼는지 봐봐, 하며 얼굴을 처 든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밍숭맹숭하고 물맛만 난다. 오천원짜리 거짓말을 하려고 얼굴도 팔아야 하고 장사치들 인생도 참 고되구나. 괜히 애달파하면서 감자랑 토마토를 먹는다.
여름에 시장에 가면
Comments
“여름에 시장에 가면”에 대한 4개의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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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댓들 수정도 삭제도 안돼요?
약간 좀 폭력적인데-
아무때나 폭력을 붙이면 지성인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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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는 카드로 삿나요? 왜 앵두는 카드로 못 샀나요.. 궁금합니다. 아~ 재미있어 역시 시장은 고단하고 즐거워 ~~~~ 다들 살고 싶어서 날쌔게 움직여 방구북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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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시장은 현금제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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