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inkless diary
-
쏘련은 왜…
옛 소련 애니메이션은 왜이리 서늘하고 아름다운지 추운 지방에서 만들어서 그런 건지 체홉이 쓴 소설 중에 <애수>라는 제목을 단 게 있었지 애수라는 정서의 원조는 러시아인 것마냥 애수의 홈타운이 시베리아인 것마냥 아름답고 춥고 외로운 것을 보면 소비에트 공화국이 생각이 나네
-
진짜 당분간 술 좀 끊어야겠다
마실 땐 진짜 사는 것 같고 좋은데 다음 날만 되면 기분이 끝도 모르게 축 쳐짐 발기부전 할배마냥… 술 마시기 시작한 지 거진 1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적당한 주량이란 것의 가늠이 잘 안 되고 자제가 안 됨. 밖에서 마시면 특히 더… 오버하게 됨(텐션적으로나 주량으로나…) 그런 자신을 다음 날 마주 보게 되니까 더 괴로움 .. . 자꾸 모르는…
-
호주 워홀 일기 연재
자자 각설이 쿨타임 차서 다시 돌아왔음; 월 5000원 적선하고(선업쌓기) 직업 사냥기/타향살이 적응기/영어 분투기 기타 등등 온갖 셀털이 포함된 일기 절찬리에 읽을 수 있는 포스타입 멤버십 [해외동포지원금] 을 신설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버튼을 눌러 확인하세요.
-
유리관 씨의 <교정의 요정> 읽고 있다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바치는 맞춤법의 서(序)인 1장도 재밌지만, 악평으로 휘몰아치는 독후감 모음집인 2장이 무엇보다도 내게 입맛 돌게 했다. 다시 한 번 내가 선호하는 독후감의 3요소를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기회. 읽은이가 읽은 책에서 어떤 깨달음을 길어올렸는지 구구절절 서술하는 독후감은 적어도 내게 빵점자리 독후감이다. 나는 싸가지 없는 인상비평을 늘어놓는 독후감이 좋다. .. 그래서 유리관 씨의 한국문학 힙스터들…
-
네이트판
판춘문예를 읽으며 성장해 온 나는 아직도 인스타그램 돋보기에서 판스러운 썰을 죄다 클릭해 읽는다. .. 자극적인 상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대문으로 걸어둔 (“티몬 다니는 남자친구 때문에 160만원 물렸어…”) 포스트를 보면 어김없이 블랙홀 빨려들어가듯 터치해버림. 판에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으로 불행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불행들. 돈이 많든 적든, 시골에 살든 도시에 살든, 젊든 늙든, 결혼을 했든 안…
-
Where U At?
며칠 전 슈프림팀의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추억의 힙합 뒤지기가 시작되었다. 프라이머리와 다듀에서 시작해 배치기, 더블케이, 랍티미스트, 팔로알토, 이루펀트, 피노다인, 크루셜스타, MC 스나이퍼와 아웃사이더까지 갔다옴… 그러다 시대를 풍미했던 발라드로 넘어오고(바이브, V.O.S, 포맨 등^^) 급기야는 씨야의 미친 사랑의 노래(투명인간 최장수 ost였음)까지 재생하게 됨… 이 인간들 다들 뭐하나 싶어 나무위키 뒤지다가 새벽 다섯 시가 다 돼서 잤다.…
-
아감벤은 왜이리 약 이름 같냐
죽이는 것은 가끔 가장 책임 있는 행동, 심지어는 ‘좋은’ 행동일 수도 있지만 무고한 행동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정말로 무고하지 않음 속에서 살 수 있을까? 무고함에 대한 추구는 절멸주의와 마찬가지다. 필멸이라는 우리 삶의 조건에서는 생명우선이 아닌 지속우선의 태도가 필요하다. 판단에는 오류가 있기 마련이고 역사적으로 특수하며 특정 생명체를 위한 결정이지만 다른 생명체를 위한 것은 아니고, 어떤 사람들을…
-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어제는 마일스를 만났다. 툭하면 탱고 스텝으로 걷는 특이하고 요란한 남자애. 1999년에 태어났고 4남매 중 둘째란다. 얘는 가방 속에 늘 분필을 한가득 담아 다니며 마주치는 벽이며 바닥에 낙서하고 돌아다닌다. 어제도 어김없이 시청 앞 바닥에 낙서하다 직원한테 쫓기남… cctv로 지켜보다 내려왔다는 직원 아저씨는 느그때문에 클리닝 레이디가 빡세게 일해야 한다고 지우고 가라고 하셨다. 마일스는 엥? 이거 물로 지워지는데……
-
There’s a piece that was torn from the morning
브리즈번에 돌아온 지 벌써 사흘이 지났다… 믿기지 않게도… 오늘은 점심 나절까지 늦잠을 잤다. 여행 동안 초저녁에 잠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 리듬이 몸에 뱄는데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뭐가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어제 새벽까지 <비포 선라이즈>를 보다가 잠에 들었다. 갑자기 하이틴 영화가 땡겨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결국 또 올드무비의 덫에 걸린 것이다. (하지만 이또한…
-
발리에서 생긴 일
뭔가를 쓰려면 일단 쓰려고 하는 비슷한 성질을 가진 뭔가를 읽어야 한다. 그래야 기분이 셋팅되고 정서라는 게 만들어져서 손끝으로 나온다. 인터뷰 질문지를 짜려면 인터뷰 책을 읽어야 하고 일기를 쓰려면 남의 일기를 좀 뒤져봐야 한다. 변비탈출을 위해 먹는 유산균 스틱처럼… 이번 주 안에 욜탱 페이퍼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좀처럼 진척이 잘 안 돼서 발리 사진이나 정리할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