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9

사무실에서 쓰는 첫 일기..

조만간 이 홈피 화면을 갈아엎어야겠다

너무 시선을 사로잡는 색감.. 몰컴하기 어려움

어제는 부산 갔다가 밤 열두시 쯤 대전역으로 돌아왔다. 3년 전에는 부산에서 밤새워 놀고 첫 차 타고 올라와서 그대로 출근하는 차력쇼를 몇 번이고 했는데, 이젠 그렇게 하면 과로사로 죽음 당할 것 같다.. 아직까지도 눈두덩이가 절인 배추마냥 무겁다.

비가 와서… 테이프로 붙여놓은 사이드 미러가 떨어질까 겁에 질려서 운전했다. 오는 길목마다 놓인 모든 신호등에 걸려서 평소의 2배 되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뒤에서 팀장은 자기 책상 누가 건드렸냐고 자꾸 허공에 대고 질문을 난사하고…

사무실에 앉아 타자를 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을텐데…

이런 식으로 세상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 일들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럭저럭 늙어있겠지

엊그제 다빈이가 언니는 왜 사냐구 물었는데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지… 죽을 수는 없으니까. ..

반면 어제 봤던 옆집우주의 연극에서 어떤 금붕어는 이렇게 말했다.

“여영경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나는 죽을 수가 없구나”

그 대사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누군가의 ‘사는 이유’가 되는 일이란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내가 누군가를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게 그 사람이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할 의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내 사랑이 그의 존재를 지속시킬 수 없다는 건

너무 큰 상처로 남겠지만… 영원히 상처입은 채 불구의 마음이 되겠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각자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자기 손에 쥐게 하는 것이 타인을 좀더 나은 방식으로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 인권적으로다가…..

그래서 인생이 힘든 거야..

인권을 신경써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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