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맞는 게 하나도 없지만 모든 게 진실하군요…

세밑이 되니 또 침울해지기 시작.. 사는 일이 지겹고 지친다는 소리를 하는 것도 이젠 권태롭고 식상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이 느낌이 오는 순간은 늘 괴롭다.. 언제나 익숙함은 고통을 넘어서지 못하고, 매년 겪어도 추위는 영혼을 얼게 하고, 감기몸살이라도 걸리면 무척 외로워진다…

지난 주 일요일 오전 여덟시 반 맥도날드 부사점에서의 마태킴 접선

주변 인물들 중 거의 유일하게(;;) 일찍 일어나는 인간인 완버지와 선데이 맥모닝 한끼. 일요일 아침 맥도날드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성심당 케이크 봉투를 든 아저씨와 딸애, 독서모임을 갖는 줌마들, 아이패드 세워놓고 열공하는 학생, 간만에 집에 온 출장목수와 그의 수양딸(me)…

간판이 없어진 자리엔 원래 성심소아과의원이 있었는데..

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프면 무조건 성심 소아과에 다녔다. 20년도 더 된 옛날 일이니 이제 의사 선생님도 은퇴하실 때가 되었겠죠.

엄마랑 이 소아과에 오려고 버스를 타고 다녔던 기억이 있는데… 아무래도 첫째로 태어나서 엄마가 나름 병원도 유명한 데 찾아보고 데리고 다녔던 것 같다. 다빈이는 둘째라 아묻따 가수원을지의원행ㅋ 을지의원도 추억의 병원이긴 해. 거기서 생애최초 수술도 받았음(내성발톱 절제수술;;ㅋㅋ). 초딩 때 을지의원 책장에서 빌려온 명탐정 코난 아직도 나한테 있음… 가수원주치의 을지의원 선생님은 오래도록 진료를 해 주세요. 코난 반납할게요…

1층 할매가 방 꾸미라고 나눠준 감뭇가지..

우리 집에는 더 걸 데가 없어서 엄마 줬더니 이렇게 현관에 장식해 두었더라

엄마집에서 쓰레기 버리러 갔다가 노다지 발견;; 부리나케 주서옴. 역시 도안동 쓰레기장은 보물창고임 ㅋㅋ

엄마가 옥녀봉 등산하쟤서 그러마고 따라나섰는데 집에서 옥녀봉까지 615m..; 장난해? 이딴건 산책이라고도 못 해요 ㅠ 겨우 이만큼 오면서 김밥 싸옴. 겨우 이만큼 오면서 너무 힘들어함.. 관절약은 본인부터 먹어야 할 것 같네요…. 겨우 이만큼 오면서 뱀한테 물릴까봐 나뭇가지로 주워다 땅 두들기면서 올라옴 ㅠ

이사온 지 반년만에 커튼을 설치하다..

침실 창 바로 앞 감나무에 가끔 이렇게 묏비둘기들이나 까마귀, 까치 같은 애들이 와서 쉬다 간다 쏘 힐링~ ㅠㅠ 잡곡과 물 바구니를 설치해두면 어떨까 싶어. 허밍버드가 찾아오는 그날까지.

어느날 타슈타고 선화동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올 때는 걸어옴 ㅠ

응근히~ 살을 에는 칼바람인 거겠지..

우리집이 하루방만두세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부리나케~ 하루방 문 열리는 시간 맞춰 가서 만두 두 판 처먹고 옴. 얌~

연말에 오손도손 만두 빚고 싶은데.. 만두빚기파티 열면 어떨까??

중국인 우대. 백인차지 있음.

면접 보고(떠러진거가타요시발~ㅠㅠ “자본주의 아래 면접은 인권유린이다” 이말밖엔…) 성아네 갔더니 이렇게 진수성찬을 꾸려놨긔… ㅠㅠ 내가 좋아하는 식사로 준비했대. 이건 정말 사랑이죠.. 우유까지 냄비에 데워줬다고요.

올 한 해 내가 창의력을 쏟은 건 바느질폭주기관차가 되어 아무도 요청한 적 없는 바느질 작품들을 만들어 내느라 하루웬종일 실과 바늘을 처 잡았던 며칠 뿐인듯..; 그마저도.. 일주일 이상을 못감 ㅋㅋ;

오늘아침에 일어나니 침 삼킬 때마다 인후의 존재감이 느껴져서 뜨거운 물 팔팔 끓여 오백미리를 마시며 유디트 헤르만 에세이를 마저 다 읽었다. 그러고 (또) 로맹가리 소설 읽다가 잠와서 다시 잠. 쉬마려워서 깸. 아무래도 모가지 약을 타와야겠다 싶어 단골이비인후과에 가기 위해 시동을 걸고 애플뮤직으로 들을 노래 고르고 있는데 1층 할매가 차창을 두드림. 어디가녜서 병원간다니 이 근처 고려의원에 가야지 왜 먼 데로 가녜. 다음엔 고려의원에 가 볼게요. 하니 고려의원은 모든 걸 다 본다며, 정형외과 내과 신경과 모든 게 다 되는 만능 의원이라며 고려의원 피알 시작. 고려의원이 이 동네의 을지의원인갑지. 대충 인사하고 유성가서 진료 받고 네뷸라이저 치료의 효과를 의심하며(진심 수증기 들이마시기가 무슨 효용이 있는 건지.. 진료비 한 푼이라도 더 떙길라는 수작같음 ㅠ) 햄부기 하나 사 먹고 막내 보러 엄마 집에 감. 옆구리에 내 새끼 끼고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봤다. 알버스 덤블도어 독약 마시는 장면 보면서 정신고문 start. 독약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셔야 하는(그래야 호크룩스를 꺼낼 수 있음ㅠ) 설정과 그걸 마시는 게 하필 젊은이도 아니고 할배 교장(노인공경 안 하냐 진짜?)이라는 것과… 한모금만 마셔도 미칠거같이 괴로워서 그만 마시고 싶다고 하게 될테니 해리한테 자기가 싫다고 해도 끝까지 독약 마시게 해야 한다고 회초리때리는 덤블도어… ㅅㅂ 그런다고 해리 이새끼는 마시기 싫다는 흰머리 성성한 다죽어가는 할배한테 “그래도 끝까지 마시셔야 해요!!” ㅇㅈㄹ하면서 독약 계속 떠다줌; 장난하냐? 너도 좀 마셔야지 어케 할배혼자그걸다마시게하냐… 물론 자기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기 손으로 독약을 멕여야 하는 해리 심정도 말이겠냐마는(마법사회에도 정신과 있겠죠).. “대의”를 위해 행해야 하는 짓들이 너무 잔인하고 악해서 사실 이 해리포터 세계관 전체가 거대한 볼드모트가 아닌가 싶음… 특히 프레드 위즐리 죽는 거 보면 마법사 사회 저기도 지옥 맞다 싶어; ㅠ 이래서 씨발 해포 정주행 해도 불사조 기사단부턴 보기가 싫어~!!!!!!!!!!!!!!!!

-급 해리포터 읍소문으로 마무리-


Comments

“더이상 맞는 게 하나도 없지만 모든 게 진실하군요…”에 대한 2개 응답

  1. 암헝그리 아바타
    암헝그리

    중국인 우대, 백인 차지 있음이 존니 웃겨서 웃다가 예빈박사의 평등감각에 감동합니다… 혐중민들이 대림가서 시위하고, 중국어도 못하는 2세 아이들이 상처받으며 하교하는 시대에….

  2. 박사님에게 행운이 찾아오기를… 허밍버드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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