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온 세상이 구들방 끓듯 절절 끓더라니 입추 지나자마자 에어컨 리모콘에 먼지 쌓임. 나 아직 올해 계곡 한 번 못 가봤는데 누구 맘대로 가을?
일기를 쓰지 않은 그간 너무 만은 일이.. 너무 만은 ㅊ쳐 놀러 다님이.. 너무 많은 술자리가.. 너무 많은 헛짓거리가…

보험회사 제출용 사고정황 드로잉
Im fine 🙂
그리고 n년만의 (정식) 자동차 사고가.. ㅋ 하.. 경찰에 정보공개청구 넣으야 하는데 진짜 이런 거 하기가 존나 어렵다구요… 약간 관아… 스러운 곳과 접촉해야 하는 모든 일이 존니스트 귀찬으세요… 청원 서명하는 것도 귀찬아서 고르고 골라 몇 개만 겨우 하는데 ㅠㅠ;ㅠ 내가 이런 거 안 해도 되게 그냥 자기 잘못 인정하면 안 돼? 양심껏 살면 안 되냔 말야 씹새끼들아~~~~~~~~~~~~~~~~`

이사 온 곳이 동구라.. 가까운 도서관 찾다 처음 방문한 용운도서관. 오르막 위에 지어진 것부터가 오래된 내음새 진하게 풍기더라니~ 진입로부터 사람들 존나 싸우고 있음♡ 나도 차 끌고 갔다가(왼쪽 깜빡이가 통째로 부서지고 본넷이 뒤틀렸지만 여전히 운행 가능한 my car 덕이 ♡) 웬 정신나간 차 두 대가 영원히 대치하고 있어서; 슬슬슬 빠꾸하여 어린이 보호구역에 불주한 뒤 걸어 올라갔다. 이미 도서관 참견쟁이들 다 튀어나와서 구경중이길래 나도 어슬렁~ 거리며 사진에 나온 도서관 경비 할배에게 자초지종을 물음.
올라가려는 차와 내려가려는 차의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 원래대로 양 차선을 쓸 수 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싸움이나 주차장부족국가 답게 우측 차로는 이미 불법 주정차로 이용이 불가하여 자연스럽게 2차선의 1차선화가 일어남. 그리하여 좌측 차로로 내려가려던 셀토스 차주, 마주 올라오던 아반떼에게 올라오지 마라, 내 먼저 내려갈끼다!! 시전. 그러나… 대한민국은 우측통행이 원칙이자나요~~ 통행우선권은 정상적으로 차로를 이용하는 아반떼에게 있눈데 이 셀토스 아재는 지먼저 내려갈꺼라고~~ 절대 안 비켜줌. 결국 아반떼 아지매가 경찰 소환. 셀토스 아저씨는 경찰에게까지 저 아짐이 생떼 부리며 안 비켜주는 거라며 줌탓을 하다. 경찰관 아저씨가 웬일로 극대노해서 니 운전면허어케땃노! 꾸짖기 시작. 결국 잔뜩 혼난 셀저씨는 두고보자는 말을 남기고(ㄹㅇ) 로켓단 마냥 사라졌습니다… ..
간만에 내 마음에 드는 공권력을 목격하여 시원하게 도서관 입장. 아까 말튼 경비 할배에게 커피와 빵을 얻어 먹다. 할배가 무슨 담배 피우는지도 알게 됨. 낮에는 아이들 이용자가 많아서 전담 피우고 저녁에는 애들 다 집 가서 연초 피운단다. 매일 아침 계족산인지 구봉산인지를 오르내리고 매 달 800km씩 걷지만 등산모임 따위 들어가지 않는 독고다이형 등산인이라고 함. 그렇게 혼자 걷고 생각하고 사진 찍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함. 그러면서 자작 글귀를 입력한 꽃 사진 일천장을 보여주심. 재밌네 이 도서관.. … 싸움 구경부터 경비할배와의 수다까지 즐길 거리 많고 열람실마다 만학도가 그득한 게 마음에 쏙 듬.

유일한 에어컨 구역인 거실에서 자려고 아예 침대 하나 빼 뒀는데 은근 편해서 걍 소파처럼 계속 쓸라고.

김명진 와서 불후의 맛집 소나무집 again and again but 정작 명진이는 숙취로 앓느라 많이 못 먹음. (그러나 볶음밥은 열심히 긁어줌)

시발 호주서부터 염원하던 유비빔 씨 업장 방문하러 전주까지 갔는데 웬 재료 소진; 어떻게 비빔밥이 재료 소진일 수가 있냐고요? 차라리 체력 소진 or 기운 소진 or 유머 소진이라고 하지 재료 소진은 솔직히 구라잖냐;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내일 또 비벼요 ~~^^ 이러고 있네???????? 비비고 싶어서 한시간반을 뿌개진 차 타고 고속도로 달려온 사람들한테?????????????????????????

그래두 또 맛집 잘 찾아서 남부 시장 안에 운암 콩나물 국밥 한 사바리 뜨끈~하게 김 말아가지고 먹고 왔지요? 그 옆에 금슬 좋은 사장님네 부부 사진을 간판으로 내건 순댓집에서 순대도 포장함. 언제 어디서든 잉꼬부부에게 미치도록 이끌림. 그래요 나 불우하게 컷어요;

가게 내부엔 이렇게 노년버전포스터가 .. 미술하는 손님이 만들어 주었다고 함.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야 엔들리스러브하는 순댓집 사장으로 태어날 수 있는 거묘..?

집근처 가보고 싶었던 포장마차에 친구들 이끌고 등장. 술 네 병 마셔놓고 안주 네 개 시킴. 고갈비가 너무 맛있어서 한 번 더 시킴. 부르지 않아도 자꾸 우리 테이블에 와서 기웃기웃 말을 시키던 사장님은 우리가 윤석열 및 2찍 욕을 시작하니(주기적으로 패줘야 됨) 무슨 페이드아웃 되듯 사라짐. ..ㅠ;

프린지에서 염지선배 작품한다기에 간만에 서울 행차~ 서울 올라가는 기차에서 배은채랑 ktx매거진 개집중해서 읽었더니(토씨 하나하나마다 다 토다는 수준) 눈 깜짝할 새에 도착. 그러나? 대전에서 서울 가는 것보다 서울 안에서 움직이는 게 두 배의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이딴 데서 어케 사노….. 대체… ;
염지선배의 작품은 너무너무x2 웃긴데 뾰족해서 슬픈 데가 있었다. 선배가 보여준 머리서기처럼 한 순간 감정이 위아래로 뒤집혀서 후반부터는 줄줄 울면서 봤다. 정말 감동해서 무릎 꿇고 굴복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서 나왔다… .. 충격 천재 실존;
끝나고 현정이랑 은채랑 망원으로 이동. 반지하에 위치한 조그만 바에서 술을 마셨다. 태국식 안주를 파는 곳이었는데 향신료 쓰는 소스들이 너무 맛있었다. 서울엔 이런 맛있고 재밌는 가게가 골목마다 들어차 있겠지? 재수없어 진짜;
그치만 안주고 나발이고 그날 밤에서 제일 조았던 건 염지선배가 합류해서 12시까지 같이 마음껏 떠들 수 있었다는 거였다. 그리고 크고 검은 개를 동반한 정상수 닮은 아저씨가 들어와서 우리 대화를 들었는지 술값 계산해주고 감. 단지 우리가 5찍이라는 이유로 🙂
대전에서 2찍 욕하는 5찍 티 내면 말걸어주던 술집 쥔장이 사라지는데 서울에서 똑같은 짓하면 술값이 사라짐. 다른 그 무엇보다 로컬의 <자원없음>에 대해 실감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일자리나 문화의 없음보다 이런 식의 ‘없음’이 ㅋㅋ 더 폐부를 찌르는듯… . ;

다빈이 집 가서 잤는데 얘는 무슨 이런 편의점 테이블을 실내에 갖다놓는지 보기만해도 쇳독 오르는 거 가틈.. ;

“자연이 꽃에서는 놀이를 더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고 열매에서는 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다빈이 자취방 벽에서 발췌. 하여튼 노는 거 참 좋아해; 이 아이랑 금요일에 채널1969 가요의 밤 놀러 갔는데 존나 노느라 미쳐서 집에를 안 가려고 해. 그런데 정말 재밌더라????? 솔직히 서울 살았으면 매주 갔을 거 같긴 해;

그리고 한편 대전은…
거지같은 영시축제 때문에 차 끌고 오기는 커녕 택시도 버스도 못 타 오로지 이 두 발만 가지고 일주일 째 거마 중;; 이딴 근본 없는 축제를 2주씩이나 쌩돈 들여 하는 이유가 뭐냐??? 내년부턴 제발 없애든지 3일만 해 ㅠ ㅠ 씨발 .. 락페도 3일밖에 안 하는데 영시축제 니가 뭔데 2주나 해… 중앙로에서 디스코팡팡 디제이들 나와서 음악 트는 것도 짜쳐서 못들어주겠다고요 ㅠㅠ… 중간중간 음악 멈추고 멘트치는 게 너무 구리다고요!! !!! 장사가 더 안 된다고요!!!

한편 지하상가에서는 우리 … 머리를 빨갛고 노랗게 염색한 친구들이 와서 멋지게 춤을 잔뜩 추고 있습니다. 자기들이 트는 노래 제목을 맞추면 챌린지 댄스도 보여주겠다고 함. 여기는 보통 노인들이 하릴없이 앉아 수다나 떠는 곳이라 관객 중 노인 비율이 80%인데…

그래도 빠마머리하신 우리 어머님들이 너무나 좋아라 하시며 구경하심. 이런 건 참 좋으네요. ..

대형 스크린 설치하고 대로변 차 싹 밀어 연예인 무대 만들지 말고 그냥 지하상가 분수 앞 이런 작은 공연 수준으로 축제 해주면 안 될까?… .. 멜로망스;?; 부를 돈으로 저렇게 똥빠지게 춤추는 아이들 출연료 챙겨주면 안 될까?? ?????
그런 생각을 하며 바로그집 땡초참치김밥을 한 줄 먹다.
휴… 길게 썼네? 다들 읽었으면 댓글 달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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