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닥치기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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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밥 먹으러 엄마 집 갔다가 그대로 그 집서 잠들었다. 막내한테 무슨 호르몬이 나오는 건지 그 옆에 눕기만 하면 산사태나듯 잠이 와르르 쏟아진다.

언제나 조금은 띠꺼워보이는 나의 할배고양이…

2주 전에 불화의 씨앗이 되었던 유성시장 통나무집 두부두루치기를 먹으러 갔다. 닭도리탕 먹고 싶었는데 엄마가 “눈물의 두루치기”를 먹어줘야 하지 않겠녜서(ㅋㅋ;;) 리벤지하는 심정으로 두부를 먹었다. 9월에 결혼하는 민지의 모바일 청첩장을 구경하고 엄마한테 축의 얼마 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꽤 큰 액수를 말하더니 본인의 <평생 냈던 축의를 돌려받지 못하는 인생>에 대한 한탄을 했다. 내가 비혼식이라도 해주까? 했더니 “됐어; 내 주변에 그게 뭔지 아는 사람도 없는데 나한테 설명하게 하지마.” 라구 하심.

남들한테 그게 뭔지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인생…; 그런 인생을 살고 있구나…. 엄마의 지겨움 잔뜩 묻은 그 한 마디에서 삶의 단초를 발견함; ㅅㅂ 나도 이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닌데… 그냥 살다보니까 이렇게 된 건데…. 썅!

언제나 너무 많은 부연이 필요하다는 생각. 언제나 너무 많은 설명을 하고 있다는 생각. 언제나 너무 말을 많이 한다는 생각.

담마센터에서 10일간 묵언하게 하는 이유가 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싸물기.

앞으론 이렇게 살아보려 해…

쳐 일어나라고 난리 부리는 막내 때문에 아침 일찍 깨서 삼성동 내 집으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네 단호박 갖다준다는 엄마를 불러서 샌드위치 해 먹고 같이 폭삭 속았수다 보면서 누워 울다 엄마는 당신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랑 사이가 좋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 막.. 행복하당 ㅋ.. 세상에 겁나는 게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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