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기사님은

옛날옛적 유통 업무 맡았을 때 알게 된 아저씨다. 파주에서 만들어진 책을 부산 사무실까지 날라다 주는 물류 업체 이름이 날개였고 날개 기사님은 우리 지역을 관할해 책을 내리고 올려주시는 담당 기사님으로, 함자 조차 알지 못한 채 영원히 날개 기사님으로 저장되어 있다. 퇴사 이후 단 한 번도 연락한 적 없지만 가끔 날개 기사님이 프로필 사진을 바꿀 때마다 클릭해 본다. 언제나 딸래미에 대한 사진들. 딸래미가 선물한 작은 간식, 유원지에서 딸래미가 한껏 포즈를 취한 사진, 딸래미가 학교에서 쓴 시, 딸래미가 스노우 필터를 끼우고 찍은 셀카, 딸래미가 봉투에 곱게 넣어 준 이천 원과 서툴고 또박한 글씨로 적은 편지.

세상의 모든 불행이 날개기사님을 비껴가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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