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 read in 2025 manga ver 1

올해 어떤 만화를 읽었는지 정리 좀 해보겠습니다

쿠소 만화 다수 함유

  1. 시이나 우미, 아오노군에게 닿고 싶으니까 죽고싶어, 대원씨아이

이건 또 뭔 니췌장먹고싶어류 만화냐 싶어 지나칠랬더만 점점 명성이 심상치 않아지고 리디에서 1권 무료 자주 풀길래 찍먹해봤다가 그대로 전권 구매;

순애라는 거는.. 호러라는 장르로밖에 표현이 안 되는 걸지도…

읽다보면 걍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져서 눈물이 줄줄 흐르고 갈수록 작화도 좋아져가지고 중간중간 멈추고 캡쳐 존나 함. 이 작가는 망가진 여자의 표정을 정말 잘 그림…

존나 사랑스럽고 마음 아프긔..

이 명짤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호러라는 장르적 표현기법들이 이 내러티브 안에서 중요한 테마(사랑과 폭력을 근본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지)를 구현하는 데 너무 찰떡같은 기능을 수행함. 정말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이묘.. 정신병으로 얼룩진 만화지만 내재된 메시지는 무척 건강함. 한편으론 그것이 이 작품이 극복하지 못한 한계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별이 다섯 개. 현대인의 필수 교양서.

2. 야마시타 토모코, 위국일기, 대원씨아이

부모 잃은 소녀가 독신의 소설가 이모랑 동거하게 되는 이야기

야마시타 토모코 이 작가는 늘 좋아할 수밖에 없는 소재를 가져와서 그리는데 우째서인지 나에겐 일정부분 이상으로 좋아지지가 않음. 너무 담백하고 외롭다… 책 많이 읽을 것 같은.. 레퍼런스 주머니가 심상치 않을 것 같은 작가… 본편에서 갑자기 정세랑 <피프티피플> 추천함 ㅋㅋㅋㅋㅋ 끝까지 읽었으나 30대 독신녀인 나에겐 주인공 소녀가 좀 귀찮게 느껴졌다 아무도 나에게 저런 소녀를 키우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근데 나이를 더 먹어서 읽으면 충분히 더 좋게 읽힐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함. 드라마도 있대요.

“나팔꽃 관찰일기 같은 건 어른이 되고 나서 쓰는 게 훨씬 더 재밌지”

정말 그렇죠….

3. 블루 피리어드, 야마구치 츠바사, YNK미디어

일본 미대와 현대미술 전반에 대한 꽤 구체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음. 일종의 미술 교양서 같은 느낌이 있다. 그만큼 말풍선이 존나 많아서 읽는 데 오래 걸림. 양아치와 일반 학생의 경계에서 요령있게 살아가던 고딩이가 어느 날 그림 그리는 희열을 느끼고 늦깍이 미대 입시를 시작하여 도쿄미대생이 되는 이야기. 미대입시부터 미대 진학 후 주인공이 받는 대학수업과 과제들까지 무척 설정이 상세하고, 회화부터 설치미술, 컨셉아트, 대안공간에 대한 이야기까지 미술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짚어줌. 작품 안에서 ‘그림’이 되게 많이 나오는데(주인공이 그린 그림+동기/교수들이 그린 그림+미술학원애들이 그린 그림..etc) 권말에 보면 작가가 늘 그 그림들이 누구 작품인지 일일이 크레딧을 달아주고 감사의 표시를 하고 있음. 여러모로 스케일이 대단한 작품.. 그리고 이 작가는 채색을 너무 잘해!!! 본편 읽다가 권두 일러스트 보면 퀄리티에 압도 당함;

이런 느낌…; 아시겠지요? 긴 호흡을 갖고 읽어야 함

4. 쿠마쿠라 콘, 블랭크 스페이스, 프레지에

프레지에가 은근 이런 마이너 만화 잘도 가져옴. 가장 문학적인 성장만화… 연출도 괜찮고 호흡도 적당한데 캐릭터가 주는 힘이 약해서 아쉬움. 아무래도 만화는 인물을 사랑하게 되어야 재밌는 법이지요..

“지난날의 지나간 마음은 내게 있어 영원하고도 아름다운 채찍이다.”

5. 공명의 아내, 토코 준, 미디어팜

삼국지 덕후들에게 인기 있을 또하나의 삼국지동인지(…) 그러고보면 삼국지는 참 대단한 쏘스임.. 동인지가 지금 몇 천년 째 계속 창작됨; 근데 솔직히 전 삼국지 별로 재미 없거든요… 그래서 2권에서 하차.

6. 허니와 클로버, 우미노 치카, 학산문화사

중딩 때 참 사랑했던 만화..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캐릭터들이 참 어리고 젊다.. 우미노 치카의 그림이 좋음. 동화 같고 일러스트 같은… 미녀를 참 잘 그림. 미대생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청춘물이나 독백들이 쓸쓸하고 스산해서 언제 읽어도 좋은 느낌을 줌.. 서른 되어 다시 읽으니 작중 인물이 자전거 국토 횡단 종주 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게 귀엽고 ㅋㅋ 웃김; 어렸을 땐 하구미가 즈이 삼촌.. 이랑 맺어지는 엔딩 보며 개큰분노했는데(일본 만화 읽을 땐 항상 친척을 조심해야 해요..;..) 지금 읽으니 충분히 납득 감.

7. 3월의 라이온, 우미노 치카, 학산문화사

우미노 치카 스앰이 말아주는 장기 만화. 17권을 다 읽었어도 여전히 장기 룰은 이해하지 못함. 그치만 여전히 이 작가가 그리는 흑발 여성이 너무 아름다워요 하악… ㅠ ~

착한 인물들을 가지고 재밌는 이야기를 짓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하지만 우미노 치카 샘은 번번이 해내지요?.. 부모님 봉양과 본인 건강 때문에 몇 년째 휴재하고 있다는 게 슬플 따름임..

마감 전날 밤 데즈카 오사무 만화대상 받고 30분 넘게 선 채로 우는 중년여성이 그리는 만화가 어떻게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어요.

8. 데츠카 오사무, 키리히토 찬가, 학산문화사

데츠카 선생님에게 수인 페티시가 있었구나…. 모종의 사고로 개인간이 된 키리히토는 여전히 인간일 수 있는가.. 지금에 와서 읽기엔 너무 고루한 소재에 낡은 이야기지만 연출이 걍 ㅅㅂ 상식을 능가함; 데츠카가 왜 만신인지 알 수 있음

1970년에 그린 작품인데 이런 듣도보도 못한 컷연출… 시선유도와 시각적으로 파악하는 내러티브를 본능적으로 느끼는 작가이기 때문에 데즈카 오사무가 위대한 것이겠죠

걍 하고 싶은 거 다 하심.. “미술” 하심..;

9. 다카하시 루미코, 인어시리즈, 학산문화사

8살 때부터 이누야샤 팬픽 썼던 여자아이로서 어쩔 수 없는 루믹월드팬인데요… 여전히 루미코 여사가 그리는 이계물이 너무 재밌음. 에휴 만신은 태어나는 것인가봐요… ; 이누야샤 이야기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어서 더 즐겁게 읽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드러나는 이 작가의 러브코미디 센스가 또 사람 미치게 함. 건강하시길.. 이 할머니는 정말로 만화의 신이 점지해서 태어나신 분 같아요…

10. 파도여 들어다오, 시무라 히로아키, 미우

은혼틱 아저씨 개그의 풍년… 슬프지만 이런 거 좋아하게 자람.. ㅠ 홋카이도에서 스프카레 팔던 여자가 라디오 디제이 되어 고군분투 해 나가는.. 일본의 지역 방송 체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라디오 만화. 사사키 노리코의 <채널 고정> 또한 홋카이도 지역 방송국 직원의 고군분투를 그리는데 TV와 라디오라는 매체 차이가 있지만 홋카이도 지역성을 중요하게 살린 만화들이라 유사하게 느껴짐. 그리고 홋카이도 가고 싶음. <채널 고정>도 개그가 중요한 만화인데 슬프게도 사사키 노리코식 유머가 내게 전혀 안 맞음..ㅠ 반면 이 아저씨 만화의 저질 개그는 너무 웃김…. ㅠ 이런 거 좋아해서 미안합니다…

이 만화의 여자 인물들이 진짜 미치게 좋음..ㅠ

11. 우리가 사귀어도 괜찮을까, 타미풀, 학산문화사

현실 GL ㅆㅂ 읽다가 PTSD 와서 하차;

(…)

하 이거 잘 되지도 않는 인터넷으로(여전히 옆집 아저씨 와이파이 훔쳐쓰고 있음) 일일이 캡쳐 넣고 지랄하기 힘들어서 나눠 올려야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쥐……

덧글은 다음 편을 가져올 힘이 됩니다…


Comments

“what i read in 2025 manga ver 1” 에 하나의 답글

  1. 박사님이 추천하는 건 다 읽어보고 싶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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